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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를 준비하며 – 함현근 신촌지부장
학교 가는 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이 하늘 높이 걸려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제 뜨거운 햇살의 여름은 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찾아왔나 봅니다. 하늘의 구름을 보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계절의 오고 감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어느 하나 끊어짐 없이, 단절이 없이 하나의 큰 고리 속의 연속성 안에 이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 또한 "만나고 헤어지고", "기억하고 잊혀지고" 가 아니라 "헤어짐이 있어 만남이 있고, 만남이 있어 헤어짐이 있는", "잊혀지니 기억하고 기억하니 잊혀지는" 단절이 아닌 연속적인 것이 아닌가 합니다.
흔히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일컬어 개인주의 시대라고 합니다. 나 자신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나의 의사가 무엇보다 먼저 고려되는 그런 개인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개인주의가 우리의 삶을 더욱 각박하게 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한다고 해서 누군가 "공동체 주의가 개인주의 보다 더 우월하다 또는 더 옳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는 여기서 개인주의가 옳은지 공동체 주의가 옳은지를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것 하나만은 말할 수 있습니다. 개인주의 또한 공동체주의와 다르지 않고 공동체 주의 또한 개인주의와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개인이란 단어는 공동체라는 단어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고, 공동체란 단어는 개인이란 단어가 없다면 또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 두 단어는 서로 하나의 연결고리에 의해 묶여있는 것입니다. 개인과 개인이 서로 만나면 공동체가 되고, 그리고 서로 헤어진다면 다시 개인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의 단체, 하나의 모임은 이처럼 개인과 공동체의 큰 연속성 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지금 YLC라는 하나의 공동체에 속해 있고, 우리와 YLC는 하나의 연결고리에 의해 연속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그 연속성의 연결고리가 "개인과 개인의, 개인과 공동체의, 또는 공동체와 개인의 만남"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개체와 개체 또는 개체와 개체군이 서로 지속적인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개인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고, 그 공동체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난 우리 YLC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연속성이 부족했습니다. 지난 활동의 비난과 비판만이 존재할 뿐, 그러한 비난과 비판을 넘어 큰 지향점을 향해 달려 나가는 힘이 부족했습니다. 지난 우리 YLC는 대학 최대 연합 동아리라는 명성에 무색할 정도로 그 내부의 결속력은 약하고 또 약했습니다. 운영진과 회원 간의 단절, 지부와 지부간의 단절, 수도권지부와 전국지부와의 단절, 그리고 선배기수와 후배기수와의 단절. 이러한 단절은 YLC가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데 발목을 잡고, 수많은 불만과 오해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저는 YLC 내의 수많은 단절을 연속적인 것으로 바꿀 수 있는 첫 연결고리를 “만남“을 통해 해결해 보려고 합니다. 지부와 지부간의 그리고 선배기수와 후배기수간의 "만남"부터 이루어져야 그 다음의 무엇을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어떠한 동기든 만남이 우선 이루어진다면 단절을 연속으로 바꿀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ALP. 사실 ALP는 하나의 교육 프로그램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전경련에 의해 잘 짜인 교육 콘텐츠로 우리들의 강한 지적 욕구를 달래주는 효과만 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지적 욕구를 통해서라도 6개월 동안 활동한 선배기수들을 다시 한번 YLC라는 공간으로 끌어 들이고 싶었습니다. 또한 저는 우리 YLCer들의 YLC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알고 느끼기에, 무언가 YLC 공간으로 나올 만한 소재만 제공해 준다면 다시 나와 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ALP. 이제 시작이고 모든 것이 허점투성이지만, 첫 수업 이후 ALP에 참여한 9기 YLCer들의 반응은 상당이 긍정적 이였습니다. 여러 가지 부분 중에서 제가 가장 뿌듯했던 것은 “YLC에 나올 만한 동기가 생겼다” “다음 학기 어떤 활동을 할지 몰랐는데 참가할 것이 생겨서 좋다” 이였습니다. 이제 드디어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YLC의 연속성의 작은 시작입니다.
YLC Network. 지난 운동회 때 하늘 위에 걸렸던 현수막의 문구가 기억납니다. “YLC 하나되기 운동회”. 우리는 YLC라는 이름 아래 모였고, 또한 YLC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되려고 합니다. 비록 ALP는 교육 프로그램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새로운 비전 “YLC Network”의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글 서강대학교 함현근 (desire_ha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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