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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근 현대 수묵화 명가 전-중국 수묵화의 법고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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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가을에서 겨울을 향해 가는 시기이다. 바스락 낙엽이 지고 쓸쓸한 바람 부는 소리가 들리더니 살이 저미도록 차가운 기운이 피부와 뼈 속까지 파고들고 있다. 중국 송나라의 정치가 겸 문인인 구양수는 <추성부(秋聲賦)>라는 작품에서 가을은 메말라 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을의 뜻은 쓸쓸하여 산천이 적막하다고 했다. 풍성한 풀들은 푸르러 무성함을 다투고 아름다운 나무들은 울창하여 기쁠 만 했지만, 풀들은 가을이 스쳐가면서 색이 변하고 나무는 가을을 만나 잎이 떨어졌다. 그것들이 꺾어지고 시들어 떨어지게 되는 까닭은 바로 한 가을 기운이 남긴 매서움 때문이다. 가을의 모습이란 이렇게 암담하여 안개가 날리고 구름은 걷혀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이는 쓸쓸한 모습인 것이다. 나는 '당신의 시선이 머무는 그 곳' 2편에서 중국 수묵화에 담긴 가을의 소리를 찾아보고 중국 근대 화가들의 눈에 비춰진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으며 이들은 수묵화라는 기법을 사용하여 세상을 어떻게 표현해 내었는지 감상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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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박물관 2층 기획 전시실에 서울대 박물관과 계명대 행소 박물관, 대만 국립역사박물관이 공동 주최로 '중국 근 현대 수묵화 명가 전- 중국 수묵화의 법고창신'이라는 주제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에 참여한 11여명의 작가들은 청나라 말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중국 수묵화단의 주요 대가들로서 전통 수묵화가 현대적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있으며, 중국 근 현대 화단이 서양화의 영향 속에서 어떻게 전통을 계승하고 새로운 혁신을 이루었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이는 20세기에 걸친 중국 근 현대 미술사 연구를 통해 현대 한국화의 진로 모색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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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 중국 · 일본 등 동아시아 삼국은 모두 19~20세기에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급격한 서구화를 경험하였다. 이 때 전통적인 중화질서 속에서 문화의 중심을 자처하던 중국은 전통이 뿌리 깊었던 만큼 더 크고 다양한 시련과 변모를 겪었다. 인간의 다양한 예술 활동 중 회화는 시각적인 매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시대적 변화가 직접적으로 반영되어 잘 드러난다. 그러므로 동아시아 삼국 중 중국회화, 그 중 동양 전통의 철학체계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수묵화의 동향을 살펴보는 것은 동서양 문화의 접촉과 변용을 살피는 데 아주 흥미롭고도 중요한 부분이다.

  전시 내용을 살펴보면 전통에 대한 첨예한 의식을 가진 장대천과 같은 작가들이 주제뿐만 아니라 양식 면에서도 과거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들은 도시로 변모한 근대 상해의 풍경보다는 깊은 산수계곡이나 목가적 풍경, 혹은 고사 인물을 소재로 삼았다. 정형민 서울대 서울대미술관장은 이를 "의도된 민족주의 발로"라고 평가하고 "이들의 전통회화에 대한 집착은 문화혁명 기간에도 지속되었고, 그 뒤에 벌어진 서양회화의 과감한 실험 과정에서도 중국 화가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힘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는 중국 수묵화에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발견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는데, '법고창신'이란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으로, 옛 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 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정신이 담겨있다. 온고지신이 '옛 것을 알아야 새로운 것에 대한 분별력이 생긴다.'라는 뜻이라면 법고창신은 옛 것을 바탕으로 새것을 창조한다는 적극적인 의미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하겠다. 20세기 중국 수묵화 작가들은 법고창신의 정신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림 속에 그 흔적들을 담아내었다. 그리고 그 흔적들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한결 같은 감동을 주고 있다.

  이렇게 예술은 비록 세상이 달라지고, 사정 변해도 한결 같은 감회를 일으킨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메마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 광주 무등산 등산길에 위치한 무등현대미술관 앞에 "산에만 가십니까?" 라는 이색적인 현수막이 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현수막은 무등현대미술관이 무등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미술작품 관람에도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한다. 내가 찾아온 중국 수묵화전의 상황 또한 비슷했다. 박물관을 지나가는 사람은 많았으나 박물관에서 하고 있는 전시나 행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알고는 있으나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관악산을 오르는 등산객들과 학생들이 줄지어 가는 길목에 미술관은 더욱 외로워 보였다.


  나는 여기서 문화 · 예술에 다소 무관심한 이 시대 대학생들에게 '학교만 가십니까?'라고 묻고 싶다. 심한 경쟁 속에서 점점 각박해져만 가는 우리네들의 마음에 촉촉한 단비를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앞만 보고 달려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아쉬울 겨를도 없이 지나쳐가는 가을의 소리를 들어보자. 전시의 주제처럼 역사는 오늘을 볼 수 있는 거울이자 내일의 문제를 푸는 열쇠이다. 오늘의 문제를 역사의 창을 통하여 비춰보고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것이 수묵화가 주는 가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중국 수묵화전에서 이 열쇠를 찾아가길 바란다. 2층 전시관의 중국 수묵화전을 보고 내려오는 길에 전시관 1층에 전시되어있는 한국 회화, 서예, 도자기 등의 우리의 미술품을 함께 관람함으로써 우리 선조들의 발자취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내년 1월 9일까지이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이 글이 YLC 회원들의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는 자그마한 조약돌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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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이지민 2009.12.04 15:29 신고

    셋벼리언니~ 의외의 글인데요? 깊이가 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명함도 바뀌었네요!
    칼럼잘읽었어요 예쁜매칭♥

    • 김셋별 2009.12.05 01:12 신고

      고마워요 완소녀ㅋㅋㅋㅋㅋ
      언니 원래 깊이있는 여자야?!ㅋㅋㅋㅋ

  2. 유딩지니 2009.12.05 01:01 신고

    나두 ㅠㅠ
    명절에 보는 동양화 말구 이런 동양화를 원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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