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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칼럼
된장녀에 대한 짧은 생각






  1년 전, 중앙대학교의 교지 '중앙문화 49호'를 읽다가 '이상한 나라의 이니'라는 필명을 가진 사람의 '커피를 마시는 어떤 방법에 대하여' 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지금, '된장녀' 라는 들도 보도 못한 신조어가 인터넷과 신문지면을 도배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내가 문득 그 글을 떠올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커피를 마시며 우리는 커피 한 잔의 값 이상을 지불한다. 위에서 말한 어떤 경험과 기분을 구매하기 위해서 입가심에 불과했던 커피를 점심값보다 비싸게 치르는 사치를 감행한다.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커피에게 그렇게 각별한 의미를 부여해가며 마셨던가? - 중앙문화 49호]


  하지만 1,800원짜리 학생회관 점심밥을 먹고, 4,2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를 얻어 먹는, 다시 말해 '커피를 점심값보다 비싸게 치르는 사치'를 향유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된장녀'를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 지독한 악순환의 패러독스는 비단 필자만의 문제는 아닌 듯, '된장녀'에 대한 뭇사람들의 평가 또한 매우 다양하다.


'허영과 사치에 늪에 빠져, 주제와 분수까지 망각해버린 여성성의 사용자'라는 극단적 표현이 있는가 하면, '비싼 샴푸로 머리를 감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이제는 일상화 된 일들이 왜 비난 받아야 하는가?' 라며 그들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앞서 소개한 교지 글의 필자는 된장녀를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된장녀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문화를 마시며 생활 속의 가벼운 사치를 누리고 싶어 하는, 남들보다 뒤처지고 싶지 않아하는 예민한 더듬이를 가진 귀여운 소비자'라며 비교적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사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의 소모전도, 필요 없는 흑백논리식 억지도 부릴 마음은 없다. 고급 샴푸를 쓴다고 해서, 테이크 아웃 커피를 마신다고 해서, 명품 핸드백을 들고 점심밥을 구걸한다고 해서 '된장녀' 라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단어를 남용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다만, 된장녀라고 불리는 수많은 여성들이, 그리고 평범한 일상을 즐기는 여성들에게 '된장녀' 라는 이기주의적 비속어를 선물한 남성들이, '진정 중요한 것은 보여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소박한 진실을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가 사랑했던 소박한 행복들이 점점 궁상맞은 짓이 되어가는 걸 느낀다. 이젠 친구와 얘기하고 싶으면 집 앞 놀이터에서 자판기 커피를 건네는 대신, 스타벅스에서 프라푸치노를 마시자고 말해야 할 것 같다. - 중앙문화 49호]













된장녀, 사회악인가? 코스모폴리탄인가?

- 된장녀에 관한 짧고 굵은 고찰



 
  요즘 세간에 화제가 되고있는 된장녀. 된장녀의 어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외국인 강사가 외국인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일부 몰지각한 한국 여성들에게, 서양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대표되는 ‘버터’를 대응시켜 ‘된장녀’라 하였다는 설,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을 못한다’ 하여 ‘된장녀’라 하였다는 설, “젠장 맞다” 라는 말에서 나온 ‘젠장녀’가 변형되어 ‘된장녀’가 되었다는 설까지, 매우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해 왔다. 된장녀 파동은 얼마 전 탤런트 김옥빈 양이 모 TV 오락프로그램에서 ‘할인카드 발언’을 한 것을 기폭제로 하여, 최근 에는 인터넷 포탈 사이트까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처음에는 사치와 명품을 사랑하고, 학생의 본분인 공부보다 몸치장과 백마 탄 왕자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은, 일부 여대생들을 향해 된장녀에 대한 비판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비판의 범위가 비정상적으로 확대되었고, 이에 대응하여 소위 ‘짠돌이’라 할 수 있는 ‘고추장남’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기 이르러, 된장녀 논쟁은 더 이상 일부에 대한 비판이 아닌 남녀 성대결의 양상을 띠게 되었다. ‘진짜 된장녀 VS 보통사람’의 대결 구도에서 ‘여성 VS 남성’이라는 새로운 구도로 편재된 것이다.


  물론 된장녀 자체는 매우 옳지 못하다. 누가 봐도 철이 없는 여자임에 분명하니까. 그렇지만 현재의 양상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 분명 남성보다는 여성이, 유행에 민감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용이 빠른 편이다. 단적인 예로 브런치 문화를 한국에 들여온 것도 여성이고, 뭇 남성들이 노티카 점퍼 하나면 멋쟁이인줄 알던 시절부터 여성들은 ‘아방가르드 패션’ 이란 대세를 따랐다. 남성이 여성처럼 자신을 가꾸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산업고도화의 단계를 거쳐 거칠고 투박한 작업보다는 섬세하고 정밀함을 중시하는 사회가 되었다. 꽃을 든 남자에서 남성용 화장품을 선전하고, 꽃 미남 열풍에 매트로 섹슈얼의 대표주자인 이준기의 등장까지. 현대 사회는 남성들에게 좀 더 여성스러운 능력을 갖출 것을 강요하고 있다. 사회 각층에서 여성들이 인정 받기 시작했고 사법고시 1등, 군 사관학교 수석을 여성이 차지하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이번 된장녀 논쟁은 바로 이런 흐름에서 소외당한 남성들이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며 사는 여성들에 대한 피해의식을 느끼는 데서 우러난 문제는 아닐까?


  일부 된장녀가 전체 여성으로 일반화되어버린 현재의 양상은 이성간 대립을 부추기는 무의미한 소모전에 지나지 않는다. 비판을 위한 비판은 지양해야 할 대상이다. 논점을 이탈해버린 현 상황에 대해, 좀 더 진지하고 이성적인 사고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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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마괭 2006/09/25 10:31

    '커피를 마시는 어떤 방법에 대하여'.. 제일 좋아하는 하루키의 글이거늘 이런 식으로 멋대로 갖다 붙이다니. 흑.

  2. Reira 2006/09/25 12:15

    하루키 하루키-

  3. 춧. 2006/09/25 23:22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피해의식이 아예 없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지만, 그들에 대한 피해의식으로 말미암아 '된장녀'에 대한 비난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생각 또한 잘못되었다고 생각함.

    '된장녀'라고 불릴 수 있는 대상과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여성상에 대한 모습은 극단적으로 다르므로.

    그리고 편집자분께서 '유행선도'라는 것에 대해 잠깐 언급하셨기에
    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참고로 언급해보자면,

    유행,유행, 아직도 유행을 소비자가(혹은 여성이) 선도한다고 생각하는 자들이여,, 그대들이 30,40대라면 모르겠지만, 현재 20대 초반의 연령대에 속한 그대들이 태어나기 시작해서 '유행'이라는 말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을 때쯤, 그 단어에 대한 주도권은 소비자의 손에서 떠나버린지 이미 오래였음을 유념해두는 것이 좋을 것임.
    이제 그대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유행을 선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여 이윤을 창출하고자 하는 이들이 만들어낸 '잠재적 유행들'내에서 고르는 일 뿐이다.
    소비자는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던, 혹은 전혀 필요로 하지 않았던 'invisible needs'를 창조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오늘날 이윤을 창출하고자 하는 이들이므로.
    다만, 무엇이든지 일단 '유행' 이라는 것이 이루어지면, 그로 인한 시장의 확대, 소비창출, 고용창출등의 경제적효과가 막대하므로 '유행' 이라는것이 중요하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던, mp3p를 사던, 아방가르드 옷을
    입던 간에 이런 것이 유행함으로써 경제확장의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면, 그로인해, 우리들의 동료가, 우리들의 가족들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스타벅스 커피를 마셔서 사치스럽네,비싼 옷에 악세사리에 해서 사치스럽네, 이러한 것들이 왜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음.

    그러한 것에 소비를 아끼지 않는 이들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는 제 2의 IMF를 벌써 맞이했을지도 모름.

    이해가 안된다면, 영화 The Devil wears Prada에서
    'The Devil'이 하는 말을 유심히 들어보는 것도 좋을듯.

    한줄요약. --> 뻘소리.

    • Reira 2006/09/26 08:54

      바로 이런 반응을 원했습니다! 성공인 것 같네요!!^^ 부족한글 진지하게 읽어주셔서 감사요~

  4. Mr. HAM 2006/09/26 01:08

    된장녀!!.
    뭐 어떤가 싶은데~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더 가치를 두고 투자를 한다는데 그게 옷이든, 음식이든, 무슨 상관인지 몰겠으.
    다른 사람 의식할 필요 있을까.
    또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집단 의식으로 한 사람을 싸이코로 만든 것은 아닐까. 왜냐~ 우리는 다른 걸 못 봐주니깐. 통일을 너무 좋아하니깐.
    개성없는 우리!!

  5. 신림얼짱♡ 2006/09/26 01:20

    난....... 2000원짜리 학교 밥 먹고,
    8000원짜리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먹고,
    4800원짜리 별다방 커피를 먹었었는데..

    그럼 난 된장남? ㆀ

    좀 더 진지하고 이성적인 사고가 필요할 때이다. ㄲㄲ

    • 보람 :) 2006/09/26 02:15

      크리스피 한더즌 다 먹는 얼짱님 ㅎㅎ

    • Reira 2006/09/26 08:55

      8000원 짜리 크리스피크림이라면..오리지널 글레이즈드 한더즌-ㅋㅋㅋㅋ달아서 어떻게 먹어.ㅠ

    • 2006/09/26 16:38

      더즌을 다 먹는다니 ㅋㅋㅋ

    • 신림얼짱♡ 2006/09/28 15:31

      더즌 다 먹은거 아니에요 ㆀ

  6. 춧. 2006/09/26 12:48

    By the way, Who's that Reira?
    저는 그냥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DS Kim 정도.. ㅋㅋ

    • 춧. 2006/09/26 12:51

      신림얼짱 : 누군지 알겠음. 자칭 얼짱이란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으며, 크리스피 한더즌을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size를 가진 사람은 only one.

      Mr. Ham : Mr. 아닌듯. 혹은 맞을 수도... ㅋㅋ

      보람 : 보람이지 뭐. ㅋㅋ

      마괭, Reira : 모르겠음. Who r u?

    • 보람 :) 2006/09/26 13:27


      아 동선오빠셨구나 :D
      역시 오빠 웹진에 대한 애정도 힛 -

      참고로, Reira는 우리 웹진팀중 한명 누굴까영?ㅎ

    • 신림얼짱♡ 2006/09/28 15:31

      Mr.Ham 은 함형/

  7. DS Kim 2006/09/26 18:42

    보람아. 이런걸로 궁금하게 만들지마.
    난 지금 무척 궁금해져있어. 문자 보낸다!!! ㅋㅋ

    • 건초 2006/09/26 22:24

      어색한 번역체
      난 지금 무척 궁금해져있다.
      (활용) 형은 지금 무척 배고프고 있어

    • Reira 2006/09/26 23:37

      기사 맨아래에 있는 태그에 있는게 접니다;
      실제로 보시면 모르실지도 모르지만.-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