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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시린 겨울, 동화책을 펼치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동심의 세계로

 

우리들이 어렸을 적, 추운 겨울은 또 하나의 놀이터를 제공해주었다. 빙판 언덕길은 눈썰매장이 되었고, 함박눈이 내리면 바로 뛰쳐나가 친구들과 눈싸움을 하며 눈사람을 만들었다. 지금 바라보는 겨울은 그 때의 겨울이 될 순 없지만, 아직까지도 티 없이 순진했던 그 시절추억만은 잊을 수 없다. 겨울이 선사했던 동심의 세계를 다시 만나고 싶다면, 흰 겨울과 연관된 동화책들을 읽어보며 회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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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 : 김민기, 그림: 권문희 / 사계절출판사

여자아이가 어릴 때부터 기른 백구는 강아지를 낳다가 앓아 누워 동물병원으로 실려간다. 하지만 백구는 큰 주사를 맞다가 너무 아픈 나머지 그만 달아나버린다. ‘어디 가는 거니, 백구는 가는 길도 모르잖아 긴 다리에 새하얀 백구 음---- ----’ 소녀는 학교 등 혼자 이곳 저곳 뒤지지만 백구는 보이지 않는다. 학교 문을 나서는 순간 어느 아주머니가 백구의 행방을 말해주는데……. 아이는 백구와 헤어진 날, 흰 눈이 내리는 꿈 속에서 백구를 만난다. 아마도 소녀는 흰 눈이 올 때마다 하얗던 백구를 떠올리며 소중했던 친구를 그리워할 것이다.

 

내가 아주 어릴 때에 같이 살던 백구는 나만 보면 괜히 으르릉 하고 심술을 부렸지 라라라라라 라라라라라 음---- ----’ 이처럼 <백구>는 짧은 이야기라도 마치 시처럼 하나하나 음미해가며 내려 읽힌다. 알고 보니 아침이슬로 유명한 김민기가 지은 노래인 백구의 본래 가사를 동화책으로 옮긴 것이라고 한다. 가수 양희은이 1974년도에 부른 바 있으며, 1993년에는 이지윤 어린이도 불렀었다. <백구>에 미니음반 CD가 첨부된 것도 그런 이유이다. 노래의 ----’ 허밍을 따라 부르며 <백구>를 읽다 보면, 묵독했을 때와 또 다른 아득한 동심을 느낄 수 있다.

 

<눈사람 아저씨> 지은이: 레이먼드 브리그 / 가나출판사

어린 소년은 눈이 오자 자기보다 키가 큰 눈사람 아저씨를 만든다. 하지만 TV를 볼 때도, 잠을 잘 때도 밖에 있는 눈사람을 걱정한다. 결국 잠을 뒤척이고 소년은 밖으로 나가 눈사람을 초대한다. 눈사람 아저씨는 집안의 모든 게 신기한 듯 램프를 껐다 키거나 멋모르고 히터나 가스레인지에 가까이 한다. 둘은 부모님 몰래 옷을 입거나 놀이방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등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소년이 눈사람에게 맛난 식사를 대접하자, 눈사람은 답례로 집을 나와 소년과 함께 짙푸른 새벽하늘로 솟아올라 자유로이 날아다닌다. 하지만 이윽고 동이 트자 둘은 다시 집으로 가고, 눈사람 아저씨는 작별인사를 하며 원래 서있던 자리로 돌아간다. 소년은 창 밖으로 눈사람을 계속 바라보지만 어른인 우리들은 아이와 달리, 그 우려를 쉽게 받아들인다. 눈사람이 아침이 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수긍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불친절하게도 우리에게 그 결과까지 그림으로 보여주는데, 다 자란 지금은 처연히 이해하지만 어렸을 적엔 얼마나 허무하고 충격을 받았겠는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감정들 또한 또 하나의 추억이 되어, 오히려 눈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었지.’란 낭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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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nowman’이란 애니메이션으로도 유명한 <눈사람 아저씨>는 글이 없으며, 파스텔조의 부드럽고 온화한 그림들로 엮인 만화 같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 애니메이션과 다른 책만의 장점은 대사와 글이 없어서 오히려 책에 집중해 세세한 것들까지 기억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눈사람이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손을 쬐고, 저온저장고에 몸을 담그며 따뜻하단 표정을 짓거나, 스케이트보드를 타다 넘어져 울상인 몸짓 등등이 참 귀엽다. 또한 자신만의 눈사람 아저씨를 만들 수 있다. 눈사람 아저씨와 소년이 우정을 쌓으면서 생긴 감정들과 생각을 읽는 이가 해석하고 지어내는 것이다.

 

두 작품 모두 노래나 애니메이션 등 다른 매체로도 접할 수 있다. 시간이 된다면, 모든 것을 감상하면서 그 때 그 감성으로 돌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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