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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구분 짓기
어휘의 파편이란 참으로 오묘하다. 억지로 틈을 벌려 끼워 넣은 퍼즐조각처럼 결합된 어휘는, 패러독스라는 이름으로 우리들을 유혹한다. 그리고 때때로 그것은 세이렌의 노랫소리처럼 읽는 이의 정신을 몽롱하게 하여, 말도 안 되는 거짓의 섬으로 우리를 유인하기도 한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겁니다." 얼마 전, 한 공익 광고에서 사용되었던 카피이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라고.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인정해야 한다고. 조작된 패러독스가 선사한 이 짜릿한 감동에 우리는 얼마나 많이 속아왔는가? 하지만 아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라고? 그래 봤자 다른 것은 다른 것일 뿐이다. '맞다, 아니다' 의 비교에서만 벗어나면 무엇 한단 말인가? 어차피 우리는 '다르다'라는 말로 또 다른 비교, 즉 구분 짓기를 하고 있는데.
울타리.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는 울타리를, 우리는 얼마나 많이 우리 주위에 둘러치고 있는 것일까? 행주 기(奇)씨의 차손(次孫), 중앙대학교 경영학부의 학생, YLC의 회원, 남성, etc. 우리는 필요 없는, 그래서 존재할 가치마저 상실한 울타리를 치고 안과 밖을 나눈다. 그리고 그 울타리 안에 규칙이란 것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희희낙락한다.
하지만. 울타리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감정이 단지 편안함과 안락감, 강한 결속력에서 나오는 존재감뿐일까? 어쩌면 그것은 '구속'이란 족쇄의 또 다른 표현은 아니었을까? 울타리 안에 들어있다는 것은 결국 울타리 안에 갇힌 것은 아니었을까?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더 이상의 해답을 찾아낼 수 없는 필자의 아둔한 머리를 대신하여, 필자가 어릴 적 즐겨보던 한 드라마의 대사로 마무리를 갈음하고자 한다.
"물론 현실 사회에는 수많이 벽이 있다. 성적증명서와 졸업 증명서도 그 벽들 중에 하나이다. 이 벽을 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남들처럼 열심히 노력해서 대문 열쇠를 받아낼 수도 있고, 망치로 부숴버릴 수도 있고, 아예 무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멋진 방법은 날개를 다는 것이다.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면 세상의 모든 벽들은 다, 우리들의 발 아래에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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